▲ 국내 연구진이 사람 피부의 땀샘을 흉내내 주변 환경에 따라 수축과 팽창이 자유로운 박막을 개발했다. 이로써 마치 사람의 피부 땀샘처럼 유연한 박막 형태로도 온도조절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기계신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사람의 피부 표면 온도와 비슷한 31℃에서, 온도가 낮으면 팽창해 구멍이 닫히고 높으면 자동으로 열려 열 방출을 전원 없이 조절이 가능한 방열(放熱, heat sink)소자 개발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향후 스마트폰과 같은 유연전자 소자의 발열을 해결하는 방열소자나 에너지 발전소자, 미세한 제어시스템(Actuator) 등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기술의 핵심은 땀샘 같이 유연한 박막 환경에서 온도에 따라 냉각을 조절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온도에 따라 물의 흡수량이 달라지는 온도 반응성 하이드로겔을 마치 ‘풍차’와 같은 모양으로 만들어 일정 온도보다 낮으면 물을 머금어 팽창해 닫히고, 온도가 높게 되면 물을 배출해 수축하는 밸브를 만들었다.

▲ 인공땀샘 박막 구조와 구동원리

연구팀이 만든 방열소자 크기는 3×3 ㎝ 크기로 인공 땀샘 2만 개가 들어가 있다. 소자 두께는 70 마이크로미터(㎛)이고 땀샘의 단위구조인 셀 크기는 100 ㎛, 밸브는 20 ㎛ 크기 수준이다.

박막의 구조는 두 개 층으로 구분되어 위층은 프레임으로 단위구조 셀을 지지해주는 역할을 하고, 아래층은 밸브 구조로 제작되어 고분자 간 결합을 통해 유연한 박막 형태의 냉각 소자를 만들며, 내부는 용매인 물로 채워지게 된다.

특히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는 밸브는 사람의 땀샘 크기와 유사하게 설계되었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의 핵심으로 밸브구조를 설계하는 기술과 기능을 갖추기 위해 밸브를 제작하는 기술로 국내외 특허출원을 해둔 상태다.

▲ 제작된 인공땀샘 박막

밸브구조 성능을 입증하기 위해 온도에 따른 증발량을 측정한 결과, 기존 박막에 비해 저온에서 증발이 30 %가량 억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복되는 실험에도 구조체는 일정한 성능을 유지하는 것으로 확인되어 인공 땀샘으로의 기능을 입증했다.

ETRI 연구팀은 이번 개발 기술로 향후 크기의 대면적화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밸브의 패턴은 반도체 공정을 통해 만들어졌며 이를 고분자 재료로 복제해 만들었다.

즉, 웨이퍼 위에 풍차 모양의 밸브를 CAD를 통해 설계하고 반도체 공정을 이용하여 실리콘 웨이퍼에 형상을 새긴 뒤, 고분자 재료를 자외선 경화시켜 도장처럼 찍어서 만들었다. 여기에 사용된 기술들은 모두 상용 기술로서 대면적 적용이 가능하다.

▲ ETRI 연구진이 사람 피부를 모사해 개발한 박막 소자의 성능을 확인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정훈 선임연구원, 문승언 책임연구원)

연구팀은 향후 이 기술을 열전소자의 히트싱크(방열판)로 활용하여 균일하고 높은 출력을 오래 냄으로써 무전원 유연소자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향후에는 기존 연구성과인 열전소자를 보강해 손목에 시계 같은 전자장치를 착용만 해도 체온 같은 생체정보를 주기적으로 센싱 가능하도록 만들 계획이다.

ETRI 신소재연구실 문승언 박사는 “향후 열전소자와 결합하여 특정 부위 약물투여, 인공피부 등과 같은 웨어러블 소자의 전원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의 상용화를 2년 내로 전망하고 있으며, 과제를 통해 SCI급 논문 10편, 국내외 특허출원 8건, 요소 기술에 대한 기술이전 4건을 마친 바다.

▲ ETRI 연구진이 사람 피부를 모사해 개발한 박막 소자

한편, 이번 연구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창의형 융합연구사업과 산업통상자원부 소재부품기술개발사업, ETRI 미래핵심도전 연구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벤스드 머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온라인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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