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신문]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이 수소경제 시대 상거래 공정성과 직결되는 정량 충전의 핵심 기술을 개발했다. KRISS 열유체표준센터 강웅 책임연구원팀은 수소충전소에서 정량의 수소가 충전될 수 있도록 유량계를 검증하는 교정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소비자가 지불한 금액만큼 정확한 양의 수소가 충전됨에 따라 상거래 신뢰도가 올라가고 수소차 보급에 날개를 달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시스템은 이동식으로 개발되어 전국 수소충전소 현장 어디서든 즉시 정확하게 교정할 수 있다.

친환경차의 대표주자로 자리 잡은 수소차는 충전한 수소가 화학반응을 일으켜 발생한 전기로 운행한다. 수소차는 한번 충전에 600 km까지 달릴 수 있어 400 km 수준의 전기차에 비해 에너지 저장 측면에서 매우 우수하다고 평가받고 있다.

수소차의 뛰어난 저장 능력은 수소기체를 고압·저온의 가혹한 조건에서 충전함으로써 가능해진다. 제한된 저장탱크의 부피에서 충전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700 기압(bar)의 고압, 영하 40 ℃의 저온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현재 수소충전소에서는 충전량에 따라 비용을 내고 있다. 충전기 내의 유량계가 계량하는 수소기체의 질량값에 의해 금액이 부과되는 방식이다. 이처럼 수소유량계는 수소 거래 비용의 공정성을 책임지는 역할을 하지만, 지금까지는 수소가 석유 등과 달리 고압·저온의 가혹 조건에 놓여 있기 때문에 유량 측정이 매우 어렵고 결과가 불확실했다.

2018년 개정된 국제법정계량기구(OIML)의 규정에서는 수소유량계의 최대 허용오차를 1.5~2.0 %로 정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국내 충전소에서 사용하는 코리올리 유량계는 교정 시 상압, 상온에서 액체인 물을 이용한다. 정확도 검증과 향상을 위한 교정이 실제와 전혀 다른 조건에서 이루어져 오차가 얼마인지조차 파악하기 어려운 것이 실정이다.

▲ KRISS 열유체표준센터 강웅 책임연구원팀은 수소충전소에서 정량의 수소가 충전될 수 있도록 유량계를 검증하는 교정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충전소에서 수소가 차량에 주입되는 방식처럼 수소유량계를 검증할 수 있는 수소 유량 현장교정시스템을 개발했다. 시스템의 저장탱크에 고압·저온 조건으로 수소기체를 충전하고, 수소기체의 질량을 국가측정표준으로부터 소급된 정밀 저울로 측정하면 유량계의 정확도를 평가할 수 있다.

연구팀은 현재 실험실에서 해당 시스템으로 시중의 수소유량계를 평가하고 있다. 이번 기술은 유량계가 설치된 수소충전기뿐만 아니라, 개별적인 유량계까지도 함께 평가할 수 있다.

현재는 수소충전기의 유량계와 수소차의 저장탱크 각각에서 산출한 충전량 사이에도 차이가 발생하여 거래 신뢰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번 기술을 통해 교정이 이루어지면 소비자와 수소충전소, 수소차 생산자에 이르는 연결고리에 높은 신뢰가 구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KRISS 강웅 책임연구원은 “지금까지는 소비자가 수소 충전을 위해 일정 금액을 지불해도 진짜 그만큼 충전됐는지 의심이 가는 상황이었다”며 “현재 부처에서 검토 중인 관련 법안 개정이 이루어져 시스템을 현장에 적용한다면, 상거래 질서 확립은 물론 수소 충전 및 계량의 핵심 부품 국산화까지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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