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신문] 세종대학교 기계공학과 정재희 교수, KIST 환경복지연구센터 김병찬 박사 공동 연구팀이 공기 중 부유미생물이 가진 생체물질, ATP의 농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ATP(Adenosine Triphosphate)는 생명체의 세포가 호흡, 대사 등을 위해 에너지로 사용하는 물질로, 인산기가 떨어지면서 에너지가 발생된다.

이 시스템은 환경성 질환이나 전염성 질병과 관련된 부유미생물을 포착, 안심할 수 있는 생활환경 조성을 위해 다양하게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숙주로부터 ATP를 빌려 쓰는 바이러스 탐지에는 적용할 수 없다.

영양액을 응고시킨 고체 배지에 시료를 배양, 증식한 미생물 집락을 세는 방법, 즉 콜로니계수법은 시료포집부터 결과분석까지 하루 이상 소요되어 현장에서의 즉각적 확인을 통한 노출저감 관리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콜로니계수법은 박테리아 또는 곰팡이 같은 미생물을 고체 배지 상에 접종하고 배양함으로써 형성되는 미생물의 집락(콜로니, colony) 수를 측정(단위 CFU)한다.

때문에 부유미생물을 액상으로 포집, 미생물이 가진 ATP와 반응해 빛을 내는 발광효소를 이용하려는 다양한 시도가 있었다.

하지만 극저농도로 존재하는 부유미생물을 센서가 읽어낼 수 있을 정도로 농축하는 데 한계가 있었고, 시료 포집부터 분석까지 일련의 작업들이 연속적으로 자동화되지 못했다. 또 상온에서 활성이 저하되는 발광효소의 특성상 장시간 연속적 모니터링에 이용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공기 중 부유미생물(곰팡이 및 세균)의 고농축액화포집 기술과 30일 이상의 안정성이 확보된 루시퍼린/루시퍼라아제 효소 기질 동시 고정화 기술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현장에서 부유미생물의 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설계하였다.

공기 중 부유미생물의 연속적 모니터링은 크게 포집과 검출로 나눌 수 있다. 원심력을 이용해 물질을 분리하는 사이클론 기술로 시료를 안정적으로 액화하여 포집하고 고농도로 농축하였다.

사이클론 내부에 초친수성 표면처리 및 액체-기체 계면 제어를 최적화함으로써 약 100만배 이상의 부유미생물 농축 성능을 확보했다. 사이클론(cyclone)은 원심력을 이용한 분리장치로, 유체 중의 고체입자를 분리하거나 액체방울을 기체와 분리한다.

기존 액상 임팩터 또는 임핀져를 이용하는 방식에 비해 농축도가 높아 시료 확보시간을 단축하고 검출부와 직접 연결된 시스템 설계를 통해 포집된 시료의 손실과 손상을 최소화했다.

시료는 부유미생물을 융해할 수 있는 열처리부를 통과해 30일 이상의 화학적 안정성을 갖는 루시퍼린/루시퍼라아제 효소 고정화 기술이 적용된 페이퍼 디스크가 포함된 검출부로 전달된다.

부유미생물 내 ATP 물질과 루시퍼라제(효소) 및 루시페린(기질)과의 반응으로부터 방출되는 생물발광을 정량화, 부유미생물 양을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었다. 생물발광(Bioluminescence)은 생물이 화학적 작용을 거쳐 빛을 내는 현상으로, 화학발광과 달리 열을 거의 발생시키지 않아 효율이 매우 높다.

또한 설계한 장비의 성능 검증을 서울 시내 6곳의 지하철 역사에서 실시간 현장 테스트를 진행하였으며, 시민들의 공간 이용 밀도 변화에 따라 부유미생물의 농도가 함께 변화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세종대 정재희 교수는 “생활공간 내 바이오에어로졸의 실시간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보다 적극적인 생물학적 유해인자 감소로 안심할 수 있는 생활환경 조성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현장의 특성을 고려한 다양한 실내외 대기환경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실용화 연구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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