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스마트제조혁신이 중소·중견기업의 혁신역량을 제고하고 경쟁력 증진의 마중물로 작용하기 위해서는 자발적 투자 유인을 자극할 수 있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보고서가 발표됐다.

[기계신문] 산업연구원(KIET)이 발표한 ‘국내 중소·중견기업의 스마트제조 구축 실태와 성과’에 따르면, 정부의 스마트공장 사업 참여를 통해 구축된 스마트제조 시스템은 생산·공정의 효율성을 크게 개선함으로써 매출과 고용을 증대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4차 산업혁명의 디지털 기술 진전, 수요맞춤형 생산으로의 패러다임 변화, 글로벌 경쟁 심화에 대응하여 스마트제조 생산방식 체계로의 전환을 적극 추진 중이고, 스마트제조혁신은 고부가가치 기반의 산업혁신으로 이어지는 가교역할로서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스마트제조혁신이란 제품의 기획부터 판매까지 전 과정을 첨단 지능형 ICT 기술로 통합해 최소 비용과 시간으로 고객 맞춤형 제품을 생산·판매하게 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과정에서 생산성 향상, 품질 향상, 유연성 제고, 리드타임의 단축 등 공정 관련 성과는 물론 궁극적으로 ‘수요 변화에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 있는 유연 생산방식의 실현’이 기대된다.

스마트제조에 요구되는 작업자의 숙련 수준 및 기업의 혁신역량이 전사적으로 축적·제고되면서 스마트제조의 성과뿐만 아니라 해당 기업의 경쟁력 자체가 비약적으로 향상되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에 정부는 중소·중견기업의 스마트제조혁신을 추동하기 위해 2022년까지 스마트공장 3만개 보급을 목표로 2014년부터 총 12,660개의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국내 하도급 B2B 중소·중견기업은 협상력의 절대 열위로 인해 제조원가 절감, 불량률 감소, 리드타임 단축 등 납품단가 인하 및 납품경쟁에 유리한 공정개선 중심의 스마트제조 성과에 주목할 유인이 존재한다.

다만, 수요독점적 대·중소기업 생태계 내 치열한 납품경쟁 과정에서 가격·품질·납기 성과가 스마트제조혁신 전에 이미 충분히 달성되었거나, 혁신성과가 납품단가 인하 형태로 중소·중견기업 자신이 아닌 수요기업에 용이하게 흡수될 시 자발적인 투자 유인에는 제약이 있다.

한편 국내 비하도급 및 해외시장 B2B 중소·중견기업은 혁신에 기초한 신제품 개발이 최우선 당면과제임에도 불구하고, 도입된 스마트제조 시스템이 수요처의 잠재적 선호를 분석·예측할 수준에 이르지 못한다면 스마트제조 구축 과정에서 제품혁신에 주력할 유인이 부족하다.

이들 기업은 국내 대기업의 막강한 시장지배력과 해외시장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가동률·생산량 증대, 품질 향상, 불량률·리드타임 단축 등 공정개선을 통한 제품의 저비용· 고품질화에 주력할 가능성이 있다.

산업연구원은 실제로 스마트제조 관련 자발적 투자 유인이 구조적으로 부족한 지를 분석하기 위해, 2015~2017년 동안 정부 스마트공장 지원사업에 참여한 413개 중소·중견기업과 ‘이들 참여기업과 쌍둥이적 성격’을 가지며 스마트제조 솔루션을 도입하지 않은 428개 중소·중견기업을 실태 조사했다.

▲ 스마트제조 구축기업과 미도입기업 간 혁신관련 지표 비교

그 결과, 정부 스마트공장 사업 참여 중소·중견기업이 미구축기업에 비해 스마트제조 도입 전부터 혁신수준, 혁신활동, 혁신역량 등 전반적인 혁신성 지표가 월등히 우수함이 관찰되었다.

성과분석 결과, 정부 스마트공장 사업의 참여를 통해 구축된 스마트제조 시스템은 가동률, 1일 생산량, 1인당 생산량을 비약적으로 개선하였다.

재고량 및 불량률의 감소, 제조원가 하락, 제조 리드타임·의사결정시간·납기의 단축, 기업 내 정보공유의 강화 등 긍정적인 공정 개선 성과는 물론 공정혁신 실현까지도 촉진시켰다.

수기·엑셀 중심의 수공정에서 비롯되던 생산 비효율성이 비약적으로 개선됨으로써 매출 및 고용이 증대되었다. 판로 제약성으로 인해 하도급기업은 구축 1년 후까지만 매출이 증대되며, 비하도급기업 및 해외시장 진출기업은 구축 2년 후부터 매출이 증대되었다.

하지만 낮은 구축 수준에서 달성되고 있는 성과가 제품혁신이나 수요처 발굴에는 이르지 못해, 영업이익이 증대되지 못하는 한계가 노출되었다. 참여 중소·중견기업의 대부분이 가치사슬 단계 “일부”, 특히 생산공정에 집중하여 스마트제조 시스템을 구축하고 실적정보들을 자동적으로 집계하는 기초 1단계 수준이다.

현 생태계 여건이 지속되는 한, 투자 대비 수익이 구조적으로 불확실한 까닭에 국내 중소·중견기업이 자발적으로 스마트제조 시스템을 도입하거나 고도화할 유인은 제약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제조혁신이 국내 중소·중견기업의 고부가가치화 및 산업혁신을 추동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고려하면, 스마트제조 관련 사업을 통한 정부지원은 시장실패의 보완책이자 마중물의 역할을 한다.

스마트제조 시스템 구축을 통해 중소·중견기업의 혁신역량 및 경쟁력까지 제고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이들 기업의 자발적 투자 유인을 자극할 수 있는 정책방안이 지속적으로 모색되고 연계될 필요가 있다.

산업연구원 지민웅 연구위원은 “현재의 생태계에서 자발적 투자 유인이 구조적으로 제약되어 기업의 제품혁신이나 영업이익 등의 실질적 성과로는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자발적 투자 유인을 자극할 수 있는 각종 정책방안들의 모색 및 연계, 수요 관련 불확실성 완화에 집중 지원하는 방식을 통한 고도화 촉진, 민간부문과 긴밀하고 지속적인 협의 과정에서 수립되는 정부의 기술·혁신 체계 및 구체적인 로드맵 제공 등의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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