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송현곤·권태혁 교수팀, 실내조명 재활용해 IoT 전력공급책 마련

[기계신문] 빌딩 내 에너지 소비는 전체의 40%에 이르며, 최근 이를 절감하기 위해서 ‘빌딩 에너지 관리 시스템’의 도입이 일반화되고 있다. 그에 따라 가까운 미래에 초다수의 전자기기들이 네트워크를 통해 연결되는 ‘초대규모 사물인터넷(massive IoT)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때 배터리 수명은 IoT의 광범위한 확산을 저해하는 주요인 중 하나이다. 효율적인 전력공급은 IoT 기기의 성능과 직결되므로 최근 IoT 소자 연구 동향은 저전력 고성능 소자 개발 및 에너지 수집 기술에 초점을 두고 있다.

특히 친환경적이고 접근성이 좋은 실내조명 에너지를 활용 가능한 광전변환 소자는 IoT 기기의 전력공급을 위한 대표적인 에너지 수집 기술 중 하나로 주목된다.

하지만 주위 환경에 민감한 광전변환 소자는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기 어려우며 잉여전력을 보존할 수 없다. 이러한 이유로 광전변환 소자와 에너지 저장 소자를 결합한 ‘광충전 융합소자’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다.

최근 실내 저조도 발전에 적합한 광전변환 소자로써 유기물 기반 태양전지들이 주목받고 있으며, 그 중 염료감응 태양전지가 가장 안정적으로 고효율을 보여주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개발된 염료감응 태양전지 기반 광충전 융합소자는 대부분 축전기 저장방식을 수용하고 있으며, 저전력 전원에 더욱 적합한 리튬 이차전지와의 결합 사례는 드문 실정이다. 이는 염료감응 태양전지의 광전극과 에너지준위 호환성을 가지는 이차전지 양극 물질을 찾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 송현곤·권태혁 UNIST 교수 팀이 어두운 조명에도 반응해 전기를 생산하고, 저장까지 가능한 ‘염료감응 광(光)충전 전지’를 개발했다. 사진은 연구 개념도로, 실내조명으로부터 생산·저장된 에너지로 IoT 기기를 작동함으로써 사용자가 실시간으로 실내 환경 정보(온도, 습도)를 확인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최근 송현곤·권태혁 UNIST 교수 팀이 어두운 조명에도 반응해 전기를 생산하고, 저장까지 가능한 ‘염료감응 광(光)충전 전지’를 개발했다. 빛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염료감응 태양전지’와 ‘리튬 이차전지’를 결합한 것이다. 연구팀은 새로운 전지로 IoT 기기를 작동하는 데도 성공해 상용화 가능성까지 입증했다.

권태혁 교수는 “실내조명은 전체 에너지 소비의 10%에 육박할 정도라, ‘에너지 재활용’ 효과는 막대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태양광뿐 아니라 다양한 광원을 활용할 수 있는 광(光)전지 연구의 방향성을 제시한 연구”라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축전기 대신 ‘이차전지(배터리)’를 사용해 더 많은 전기 에너지를 저장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기존의 이차전지 양극과 광전지 전극은 ‘에너지 준위’ 차이가 있어서 둘을 합치기 어려운데, 이를 해결한 것이다.

이명희 UNIST 에너지공학과 박사과정 연구원은 “광전지와 이차전지를 융합하려면 광전극에서 생성된 전자가 이차전지 양극까지 안정적으로 이동해야 한다”며 “리튬 이차전지의 양극으로 주로 사용되며, 양쪽 반응성(amphi-redox)을 갖는 ‘리튬망간산화물’의 표면에 탄소를 주입해 음극으로 사용함으로써 두 시스템의 에너지 준위를 맞출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 염료감응 광충전 이차전지(Dye-sensitized Photo-rechargeable Battery, DSPB)의 구조 및 작동원리. 빨간색은 전자의 생성 및 충전 과정을, 파란색은 방전 과정을 보여준다.

또 연구팀은 저조도 환경에서 효과적으로 작동하는 ‘산화환원 중계물질’을 찾아내 광전변환효율을 높였다. 염료감응 태양전지는 ‘염료’가 식물 엽록소처럼 태양광을 받아 에너지를 생산한다.

염료가 빛을 받으면 전자를 잃어버리는 산화 반응이 일어나고, 이 전자가 이동하면서 전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산화환원 중계물질은 염료가 잃어버린 전자를 보충하는 역할을 하는데, 저조도 환경에서 적합한 특성은 따로 있었다.

김병만 UNIST 자연과학부 연구조교수는 “염료에 도달하는 빛 입자수가 적은 저조도 환경에서는 산화환원 중계물질이 얼마나 빨리 움직이느냐(동역학적 특성)보다는 방전 전압(열역학적 특성)이 얼마나 높은지가 더 중요했다”며 “광충전 소자 설계시 조도에 따른 ‘산화환원 중계물질’ 선택기준을 제시했다”고 언급했다.

송현곤 교수는 “새로 개발한 염료감응 광충전 전지는 실내조명 아래서 11.5%라는 높은 에너지변환·저장효율을 달성했으며, 이는 저조도 환경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광충전 전지 6개를 직렬로 연결해 실내조명(LED)으로 10분 충전한 후 상용 IoT 센서를 작동하는 데도 성공해 상용화 가능성도 높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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