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 이상의 상 순도와 상 안정성 확보·촉매 활용 기대

[기계신문] 액체 알칼리 금속을 이용해 차세대 수소 발생 촉매로 각광받는 ‘전이금속 칼코겐 화합물(TMD)’의 성능을 개선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촉매 구조에 액체 금속을 스며들게 하는 새 합성법은 쉽고 빠르게 촉매의 약점으로 지적돼온 전기전도도를 높일 수 있다.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박혜성·김건태·곽상규 교수 공동연구팀은 ‘알칼리 용융 금속(쇳물과 같은 액체 금속) 층간 삽입법’을 이용해 전이금속 칼코겐 화합물을 금속상(1T phase)으로 바꾸는 합성법을 개발했다.

▲ 전이금속 칼코겐 화합물인 이황화몰리브덴이 반도체상(녹색)에서 금속상(흑색)으로 변화한 모습

수소 발생 촉매로 주목 받는 ‘전이금속 칼코겐 화합물’은 전기전도도가 좋을수록 그 성능이 좋아지는데, 간단한 합성법을 이용해 단시간에 반도체상을 전기전도성이 우수한 금속상으로 바꾸는 기술이다.

전이금속 칼코겐 화합물(이하 칼코겐 화합물)은 텅스텐(W)이나 몰리브덴(Mo) 같은 금속 원소와 황(S)과 같은 칼코겐 원소가 결합한 물질이다. 가격이 저렴하고 내구성이 좋아 백금(Pt)을 대신 할 ‘물 전기 분해 반응’(물로 수소를 생산하는 반응) 촉매로 연구되고 있다.

하지만 상온에서는 촉매의 성능을 가늠하는 척도의 하나인 전기전도도가 떨어진다. 이 물질은 하나의 물질 안에 반도체 성질을 갖는 부분과 금속 성질을 갖는 부분이 공존하는데 상온에서 주로 전기전도도가 떨어지는 반도체상으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금속상을 갖도록 합성하는 방법이 있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고, 합성된 물질이 다시 반도체상 물질로 돌아가는 한계가 있다.

공동 연구팀은 모세관 현상을 이용해 액체 알칼리 금속을 전이금속 칼코겐 화합물에 삽입하는 방법으로 ‘금속성 칼코겐 화합물’을 1시간 만에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때 알칼리 금속은 전이금속 칼코겐 화합물이 금속상으로 바뀌기 위해 필요한 전자(electron)를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 액체 알칼리 금속을 이용해 반도체상 전이금속 칼코겐화합물을 금속상으로 변환. 모세관현상을 통해 반도체상(Phase) 전이금속 칼코겐 화합물(이황화몰리브덴, MoS2) 층간으로 삽입된 액체 알칼리 금속(칼륨, K)이 전자를 공급해 물질은 금속상으로 바꾼다.

가느다란 관 속으로 액체가 저절로 빨려 들어가는 ‘모세관 현상’을 이용했기 때문에 액체 알카리 금속이 칼코겐 화합물 내부로 잘 전달된다. 이렇게 합성된 전이금속 칼코겐 화합물의 경우 전체 화합물에서 금속상이 차지하는 비율이 92%로 높았다.

박상현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석사과정 연구원은 “기존 합성법의 경우 2~3일에 걸쳐서 금속성 전이금속 칼코겐 화합물을 만드는데, 이번에 개발된 합성법은 합성 시간도 짧고 간단하다”면서 “X선 광전자 분석법 등을 통해 92% 이상의 높은 상 순도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 합성된 금속상 전이금속 칼코겐화합물의 성질. (A) 반도체상(좌) 대비 우수한 전기전도도 (B) 금속상(1T)의 열 안정성: 100도 이상의 고온에서도 90% 이상의 상 순도를 유지함 (C) 금속상의 광 안정성: 레이저 광 조사(붉은색) 후에도 안정함 (D,E) 합성된 전이금속 칼코겐화합물을 물 분해 촉매로 사용했을 때 산성용액(D)과 염기성 용역(E)에서의 내구성을 보여줌

특히 이번에 합성된 금속상 전이금속 칼코겐 화합물은 안정성이 매우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고열과 강한 빛에도 금속상이 반도체상으로 바뀌지 않고 유지됐다. 연구팀은 이론분석을 통해 금속상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원인도 밝혔다.

합성과정에서 알칼리 금속과 칼코겐 물질 간의 결합이 반도체상이 금속상으로 바뀌는데 필요한 에너지 장벽을 낮추고 전자구조를 유지 시켜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새롭게 합성된 칼코겐 화합물을 실제 물 전기 분해 시스템에 적용한 결과, 100시간 이상의 작동에도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 금속상의 안정성 원인 분석. 범밀도 함수 이론(DFT)을 이용해 금속상이 반도체상으로 돌아가지 않고 안정한 원인을 분석, 칼륨과 결합한 칼코겐 원소가 상변화에 필요한 에너지(그래프의 산)를 낮춰준다.

박혜성 교수는 “차세대 수소 발생 촉매로 주목 받고 있는 전이금속 칼코겐 화합물의 새로운 합성법을 찾아냈다”며 “이차원 물질의 물리적 특성을 규명할 실마리를 제공했을 뿐 아니라 금속상 전이금속 칼코겐 화합물의 특성을 잘 활용해 수소 발생 촉매 개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서는 높은 반응성의 용융 알칼리 금속을 전이금속 칼코겐 화합물의 층간에 모세관 현상을 통해 삽입하는 방법을 이용하여 단시간에 92% 이상의 높은 금속상 순도의 전이금속 칼코겐 화합물을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하향식 접근방법(Top-down method)을 통해서 합성된 금속상 전이금속 칼코겐 화합물 중에서 가장 높은 순도이며, 상온·상압에서도 안정하게 존재하는 금속상 전이금속 칼코겐화합물을 합성한 최초 사례이다.

용융 금속 삽입법을 통해 합성된 높은 상순도 및 안정성의 금속상 전이금속 칼코겐 화합물은 기존 상전이 합성 연구의 여러 가지 한계점을 명확하게 해결한 연구로 전이금속 칼코겐 화합물의 새로운 물리적 특성을 연구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교육부의 ‘이공학개인기초연구지원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중견연구자프로그램’의 지원으로 이뤄졌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메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7월 6일자로 온라인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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