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진단 효율성 및 신뢰성 높일 수 있는 길 열려

▲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과 신종바이러스(CEVI) 연구단이 국내 최초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바이러스 유전자 표준물질 개발에 성공했다.

[기계신문]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과 신종바이러스(CEVI) 연구단이 국내 최초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바이러스 유전자 표준물질 개발에 성공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 표준물질 개발은 중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다. 코로나19 양성 판정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 진단의 효율과 신뢰성을 크게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코로나19는 ‘실시간 유전자 증폭검사(RT-PCR)’를 통해 진단한다. RT-PCR 검사는 진단시약 안에 있는 ‘프라이머’라는 물질이 코로나19에만 나타나는 특이 DNA 부위에 달라붙어 이를 증폭시킨다. 이때 증폭 과정을 얼마나 거쳤는지 의미하는 Cq(역치 사이클)값이 일정 기준값보다 낮으면 양성, 높으면 음성으로 판정한다.

▲ KRISS 연구팀(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세일 책임연구원, 유희민 선임연구원, 배영경 책임연구원, 이다혜 선임연구원)

문제는 진단키트마다 기준값이 다르다는 데 있다. 진단키트 수급 문제, 환자 급증 등 매번 같은 제품을 사용할 수 없는 환경에서 A 제품과 B 제품의 양성 여부가 다르다면 어떤 값을 믿어야 할지 판단하기 어렵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담고 있는 표준물질이 있다면 이를 해결할 수 있다.

표준물질은 흔히 ‘답안지가 주어진 문제’에 비유된다. 표준물질(문제)과 정확한 측정결과(답안지)가 주어진다면 업체는 자사 및 타사 제품과 비교를 통해 정확성을 개선할 수 있다.

연구팀은 역전사 디지털 중합효소 연쇄반응(Reverse Transcription Digital PCR, RT-dPCR)을 이용, 코로나19 바이러스 표준물질 개발에 성공했다. 이 방법은 유전자의 절대정량이 가능해 검체 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존재 유무뿐만 아니라 개수까지 정확히 추정할 수 있다.

▲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 표준물질 제조과정

연구팀이 개발한 코로나19 바이러스 표준물질은 전체 유전체의 약 90%를 포함하고 있다. 약 10%를 포함하고 있는 중국의 표준물질에 비해 훨씬 더 많은 양의 유전자 정보를 담고 있어, 바이러스 변이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개발에 성공한 표준물질은 국내에서 사용 중인 코로나19 진단키트에 곧바로 쓸 수 있다. 수출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국산 진단키트의 신뢰성과 정확도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 KRISS 김세일 책임연구원이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 표준물질을 제조하고 있다.

KRISS 미생물분석표준팀 김세일 책임연구원은 “CEVI 연구단과의 협업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 및 유전체 확보가 가능했다”며 “코로나19와 더욱 유사한 바이러스 입자 형태의 표준물질 개발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KRISS 바이오의약품분석표준팀 배영경 책임연구원은 “이번에 개발한 표준물질은 최근 활발히 수출되는 국산 진단키트의 품질관리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KRISS 박현민 원장은 “이번 성과는 올해 팀 단위 중심의 조직개편 이후 두 팀의 전문성이 만나 이뤄낸 첫 가시적 성과”라면서 “앞으로도 국가 현안 대응 및 국민체감형 연구성과 창출에 노력하고, 국가기술표준원과 협력해 항원‧항체 표준물질 개발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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