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의 공장으로서 중국의 역할이 서서히 작아지면서 우리 기업들도 중국 내수용과 제3국 재수출용에 따라 글로벌 공급망 구조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기계신문] 보호무역주의가 강조되는 가운데 최근 코로나19 사태의 전 세계적 확산까지 겹쳐 탈세계화 흐름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3일 발표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른 우리의 대응’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를 계기로 제조업에서 설비 자동화 확대가 본격화되고 있는 데다 미·중 갈등까지 지속되면서 저렴한 인건비를 강점으로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해온 중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공급망의 변화가 예상된다.

▲ (좌) 중국의 GVC 전후방 참여 변화 및 (우) 중국의 GVC 전후방 참여 추이 *주 : 중국의 총수출로 유발된 전후방

중국의 역할이 줄어들면서 인도 및 아세안이 중국을 대신할 대체 생산기지로 주목받고 있다. 2018년 기준으로 지난 10년 동안 중국의 GVC 전방참여율은 4.6%p 상승한 반면, 후방참여율은 6.7%p 하락하였는데, 이는 중국이 중간재를 수입하여 조립·가공하는 역할이 줄어들었음을 시사한다.

각국이 해외 중간재를 수입하여 제조하는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을 경유하여 조립·가공되는 비중은 부가가치 기준으로 2013년(11.8%) 이후 하락세를 보이며 2018년 들어 2013년 대비 0.3%p 하락한 11.5%를 기록했다.

▲ (좌) 중국 경유 비중 및 (우) 아세안 5개국 및 인도 경유 비중 *주 : 전 세계 최종수요로 유발된 부가가치 중 해외 중간재 투입분 대비 비중

반면 아세안 지역과 인도에서 수입 중간재를 조립 가공하는 비중은 2015년(각각 4.2%, 2.5%) 이후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며 2018년 들어 2015년 대비 각각 0.4%p 상승한 4.5%, 0.3%p 상승한 2.9%를
기록했다.

중국은 글로벌 공급망에서 생산기지로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중간재를 공급하는 원산지로서의 역할도 변화하고 있다. 전 세계의 중간재 수출에서 중국의 비중은 2015년 대비 2019년에 0.3%p 상승에 그쳤으나, 인도와 아세안 주요 5개국의 경우 동 기간 각각 0.3%p, 1.3%p 상승했다.

▲ (좌) 중국의 중간재 수입 규모 변화 및 (우) 중국의 중간재 수입 비중 추이 *주 : 중국의 대세계 전체 수입 대비 중국의 대세계 중간재 수입 비중

부가가치 기준으로 보더라도 전 세계 중간재 교역에서 중국산 중간재의 투입 비중은 2018년 들어 2015년 대비 0.2%p 하락한 반면, 인도산 비중은 동 기간 0.07%p 상승했다.

이처럼 중국이 글로벌 공급망에서 차지하는 역할은 축소되고 있지만, 여전히 한국은 대중국 교역 의존도가 높아 공급망의 전면적인 탈중국화가 어려운 상황이다.

▲ (좌) 인도·아세안 5개국의 중간재 수입 규모 및 (우) 인도·아세안 5개국의 중간재 수입 비중 *주 : 인도 및 아세안의의 대세계 전체 수입 대비 대세계 중간재 수입 비중

2019년 기준으로 한국의 對중국 전체 수출, 수입 중에서 중간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77.4%, 61.6%로 높은 수준이며, 이 중 상당 부분이 고위기술 중간재이기 때문에 중국이라는 거점을 크게 축소하는 것은 어려운 실정이다.

보고서는 “이는 한국의 중국 수출이 저임금 가공무역 위주에서 내수 공략형 부품공급체제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주로 전기장비(25.2%), 화학(10.4%), 기초·가공금속(4.9%) 등 업종에서 수입 중간재를 내수용으로 많이 활용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 중국의 업종별 중간재 국산화율 변화(2008년→2018년) *주 : 전 세계 최종수요를 위한 업종별 중국의 對세계 중간재 조달액 중 중국산 비중

한국무역협회 강내영 수석연구원은 “글로벌 가치사슬에서 중국의 역할이 과거에 비해 조금씩 축소되고는 있지만 중국 중심의 공급망이 단기간 내에 급격히 변화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 “특히 한국은 중국 교역 의존도가 높은 만큼 중국 내수시장을 겨냥한 기존의 공급망은 유지하면서도 제3국으로의 재수출 공급망을 인도 및 아세안 등으로 다원화하는 투트랙(Two-Track)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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