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기사등록 2020-08-04 12:00:02
기사수정

[기계신문] 미생물이 다양한 표면에 붙어 형성된 막 형태의 구조물로 끈적끈적한 분비물에 둘러쌓인 미생물 군집인 ‘생물막(Biofilm)’은 의료기기, 인체조직, 수도관, 수처리필터 등 다양한 표면에 형성되어 감염, 오염, 부식 등의 문제를 발생시킨다.


그러나 생물막 억제에 주로 사용되는 항미생물제는 내성을 지닌 미생물을 발생시키며 인체에 독성을 유발하는 문제가 있어, 항미생물제의 고농도 혹은 지속적인 사용은 제한된다.


이 같은 항미생물제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미생물의 성장을 억제하는 것이 아닌, 생물막 형성과정에 관여하여 인체에 무해하고 부작용이 적은 생물막 저해제의 탐색 및 응용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최근 고려대학교 약학과 변영주 교수 연구팀이 고려대 건축사회환경공학부 박희등 교수팀과 공동으로 생강의 유효성분 중 하나인 6-진저롤(6-Gingerol) 구조를 변형하여 녹농균의 생물막 형성을 억제할 수 있는 유도체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 6-진저롤의 구조를 변경시킨 화합물 30이 녹농균의 생물막과 독성 인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메커니즘이다. 화합물 30은 rhl 관련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시켜 생물막 형성과 독성 인자 생성을 억제한다.



공동 연구팀은 6-진저롤이 정족수 인식 신호 물질과 유사한 구조를 통해 정족수 인식 수용체 결합에 교란을 발생시켜 녹농균 생물막 형성을 저해한다는 연구결과를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2015년 보고한 바있다. 하지만 6-진저롤 화학구조와 생물막 형성과의 관계에 대한 실마리는 풀지 못했다.


이때 정족수 인식(Quorum sensing)은 세포 간의 신호전달 기전으로, 세포 밀도에 의해 증가된 신호물질을 인식하여 생물막 형성을 포함한 분화, 증식, 독성물질 생산 등의 생리적인 변화를 유도한다. 녹농균(Pseudomonas aeruginosa)은 생물막 형성에 관여하는 대표 미생물로, 토양, 물, 피부 등 다양한 환경에서 발견된다.


연구팀은 6-진저롤 구조의 머리(head), 중간(middle), 꼬리(tail) 부분을 변형한 55종의 유도체를 합성하여, RhlR 수용체에 대한 결합력 평가를 진행하여 화학구조와 활성과의 상관관계를 확립하였다. RhlR은 정족수 인식과 관련된 핵심 수용체의 하나로, 생물막 형성 및 독성 인자 생성에 기여한다.


연구팀은 생강에서 유래한 6-진저롤 유도체가 생물막 형성에 관여하는 정족수 인식 기작을 방해하여 고효율의 생물막 형성 억제 효과를 지속할 수 있음을 알아냈다. 6-진저롤 유도체가 녹농균 생물막 형성에 관여하는 정족수 인식 수용체 중 하나인 RhlR 단백질에 강하게 결합하여 생물막 형성을 억제한 것이다.


6-진저롤 유도체는 미생물에 독성이 없으며, 생물막 형성을 74% 억제시켰다. 또한, 녹농균의 독성인자를 감소시켜 녹농균에 감염된 밀웜의 생존률을 2.7배 증가시키는 효과를 보였다. 밀웜(Mealworm)은 딱정벌레목 거저리과에 속하는 애벌레로 세균감염 실험에 사용되는 곤충모델이다.



▲ 6-진저롤 유도체인 화합물 30을 처리하였을 경우, 대조군에 비해 74% 생물막 형성 억제 효과를 보였다(왼쪽). 독성인자 생성 감소를 통해 녹농균에 감염된 밀웜의 생존률을 2.7배 향상시켰다(오른쪽).



변영주 교수는 “대량으로 합성할 수 있는 6-진저롤 유도체를 항생제와 병용 투여할 경우 항생제의 용량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또, 생강이라는 천연물질에서 유래한 유도체로, 다양한 산업현장에서 발생하는 막힘, 오염 방지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된 6-진저롤 유도체는 미생물 생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항생제의 근본적인 문제인 저항성 세균의 번식을 방지할 수 있다. 또한, 항생제와 조합하여 처방할 경우 항생제의 역가를 높일 수 있어 낮은 농도의 항생제를 사용하여 세균 감염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6-진저롤 유도체를 정수 필터, 산업용 정수기, 수도관 등에 응용할 경우 막힘 현상을 현저하게 줄일 수 있다. 특히 수처리 분리막에 응용할 경우 살균제와 달리 분리막에 손상 없이 지속적인 사용이 가능하다.


이번에 발굴한 6-진저롤 유도체는 대량합성이 가능하여 천연물의 단점인 높은 단가를 보완할 뿐만 아니라 의약학 및 공학 분야에 다양하게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교육부 중점연구소 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연구자사업 및 환경부 환경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 성과는 의약화학 분야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메디시날 케미스트리(Journal of Medicinal Chemistry)’에 7월 22일 온라인판에 게재되었다.


기계신문, 기계산업 뉴스채널

권혁재 기자 hjk@mtnews.net

관련기사
기사수정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서브광고_우일산업
서브우측_드라스타
서브광고_오토기전
서브광고_영기풀리미
서브우측_글로벌자동기기
서브광고_한국분체기계
서브우측_태진기전
서브광고_에이티컴퍼니
서브광고_우진테크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