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편 수와 통신사 로밍 고객 입국자 수를 활용
기존 대비 정확성 35% 향상

▲ 한국과학기술원(KAIST) 산업및시스템공학과 이재길 교수(오른쪽 첫번째) 연구팀이 코로나19 해외유입 확진자 수를 예측하는 빅데이터‧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했다.

[기계신문] 세계보건기구(WHO)가 2020년 3월 11일 코로나19 팬데믹을 선포했다.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전 세계적으로 약 2,000만 명에 이르러, 대부분 국가에서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이로 인해 포스트 코로나 뉴노멀의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 코로나19 종식보다는 코로나19 전파를 최소화하며 새로운 일상에 적응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서는 코로나19 전파경로를 정확하게 판별하는 것이 중요하며, 해외유입은 주요 전파경로 중의 하나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 누적 확진자 수는 18일 오전 0시 기준으로 총 1만 5,761명이다.

이 중 해외유입 감염자 수는 2,662명으로 전체 확진자의 16.9%를 차지한다. 대륙별로 보면 아시아(중국 외), 미주, 유럽, 아프리카 순이다. 지난 14일 이후 국내 지역 발생 신규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있지만, 향후 해외유입 확진자 수의 확산 추세 또한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과학기술원(KAIST) 산업및시스템공학과 이재길 교수 연구팀이 코로나19 해외유입 확진자 수를 예측하는 빅데이터‧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했다.

▲ 코로나19 해외유입 확진자 수 예측 방법의 모식도. 해외 각국에서의 발병 건수, 관련 키워드 검색 횟수, 한국으로의 입국 항공편수, 입국 로밍 고객 수 등의 빅데이터와 과거 해외유입 확진자 수 동향으로 인공지능 모델을 훈련하여 향후 2주의 해외유입 확진자 수를 예측한다.

연구팀이 개발한 이 기술은 해외 각국의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 해외 각국에서의 코로나19 관련 키워드 검색빈도와 한국으로의 일일 항공편 수, 그리고 해외 각국에서 한국으로의 로밍 고객 입국자 수 등 빅데이터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향후 2주간의 해외유입 확진자 수를 예측한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할수록 해외유입에 의한 지역사회 확산의 위험성도 항상 뒤따르기 마련이다. 이에 따라 연구팀이 개발한 정확한 해외유입 확진자 수 예측기술은 방역 시설 및 격리 시설 확충, 고위험 국가 입국자 관리 정책 등에 폭넓게 응용 및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유입 확진자 수는 다양한 요인에 의해서 영향을 받는다. 일반적으로 해외 각국에서의 코로나19 위험도와 비례하며, 해외 각국에서 한국으로의 입국자 수와도 비례한다. 그러나 코로나19 위험도와 입국자 수를 실시간으로 알아내기에는 많은 제약이 따르므로 연구팀은 쉽게 구할 수 있는 종류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인공지능(AI) 모델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기본적으로 해외 각국의 코로나19 위험도를 산출할 때, 보고된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를 활용했다. 그러나 이러한 수치는 진단검사 수에 좌우되기 때문에 코로나19 관련 키워드 검색빈도를 같이 입력 데이터로 활용해 해당 국가의 코로나19 위험도를 실시간으로 산출했다.

이와 함께 실시간 입국자 수는 기밀정보로서 외부에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매일 제공되는 한국에 도착하는 항공편수와 로밍 고객 입국자 수를 통해 이를 유추해냈다. 로밍 고객 입국자 수 데이터는 KT로부터 제공 받았지만, KT 고객 입국자만을 포함한다는 한계를 일일 항공편수를 함께 고려함으로써 이 문제를 해소했다.

이밖에 해외유입 확진자 수 예측을 위해서는 국가 간의 지리적 연관성도 매우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 어느 특정 국가의 코로나19 발병이 이웃 국가로 더 쉽게 전파되며, 국가 간의 교류도 거리에 따라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 연구팀에서 개발한 인공지능 모델의 신경망 구조. 국가 인코더(하부)와 대륙 인코더(상부)로 구성된다. 국가 인코더에서는 국가별 코로나19 위험도와 입국자 수를 학습한다. 대륙 인코더에서는 해당 국가들의 인코더 출력을 취합하여 대륙별 코로나19 위험도와 입국자 수를 학습한다. 이를 통해 각 대륙으로부터의 해외유입 확진자 수를 정확히 예측함으로써 전체 해외유입 확진자 수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해결을 위해 지리적 연관성을 학습하도록 국가-대륙으로 구성되는 지리적 계층구조에 따라 우선 각 대륙으로부터의 해외유입 확진자 수를 정확히 예측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전체 해외유입 확진자 수를 정확히 예측하도록 하는 인공지능(AI) 모델을 설계했다. 연구팀은 이 인공지능 모델을 ‘Hi-COVIDNet’이라고 이름 붙였다.

이후 연구팀은 약 한 달 반에 걸친 단기간의 훈련 데이터만으로 생성된 ‘Hi-COVIDNet’을 통해 향후 2주 동안의 해외유입 확진자 수를 예측한 결과, 이 모델이 기존의 시계열 데이터기반의 예측 기계학습이나 딥러닝 기반의 모델과 비교했을 때 최대 35% 더 높은 정확성을 지니고 있음을 확인했다.

김민석 박사과정 학생은 “이번 연구는 최신 AI 기술을 코로나19 방역에 적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면서 “K-방역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국내 유입 차단을 위해 인천국제공항 등지에 검역소를 운영하고 있는데, 해외유입 확진자 수 예측결과는 검역관, 진단키트 등의 검역자원을 적절하게 배치하고 입국자 자가격리시설을 적절히 확보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정부의 입국검역 강화와 특별 입국절차 제정에 대한 근거로도 활용 가능하다.

KAIST 지식서비스공학대학원에 재학 중인 김민석 박사과정 학생이 제1저자로, 강준혁, 김도영, 송환준, 민향숙, 남영은, 박동민 학생이 제2~제7 저자로 각각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대회 ‘ACM KDD 2020’의 ‘AI for COVID-19’ 세션에서 오는 24일 발표될 예정이다.

이번 연구는 KAIST 글로벌전략연구소의 코로나19 AI 태스크포스팀의 지원을 받았고, KT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코로나19 확산예측 연구 얼라이언스’를 통해 로밍 데이터 세트를 지원받아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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