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신문] 뇌의 영역 중 해마는 주변 환경과 자신의 위치 정보를 제공하며 새로운 사실을 학습하고 기억하는 기능을 하는 중요한 기관이다. 알츠하이머와 같은 뇌질환이 진행될 때 가장 먼저 손상되는 곳이기도 하다.

세포의 활동을 통해 위치를 인지할 수 있는 장소세포 발견 이후 뇌의 위치추적 메커니즘이 점차 규명되었으며, 공간의 탐색과 기억에 대한 많은 연구들이 발표되었다. 하지만 공간에 익숙해지면서 기억하게 되는 장소세포가 어떻게 생성되며 변화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었다.

그런데 최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운영단 세바스쳔 로열(Sebastien Royer) 박사 연구팀이 해마 속 과립세포가 이끼세포 등 다양한 신경 네트워크를 통해 장소를 학습하게 되는 원리를 규명했다.

▲ 트레드밀 학습 중 세포 활동 기록

연구팀은 해마의 장소 정보 입력이 시작되는 부위로 알려진 치아이랑의 뇌 세포를 관찰하여 새로운 환경을 학습하면서 장소세포가 생성되는 과정을 연구했다. 공간훈련장치인 트레드밀에서 실험용 생쥐를 27일 동안 훈련하며 치아이랑을 구성하는 뇌세포인 이끼세포와 과립세포의 변화를 관찰했다.

장소를 기억하는 여러 특성을 갖고 있는 과립세포를 관찰한 결과, 새로운 공간에 놓였을 때 과립세포 내에 존재하는 장소세포는 사물의 위치 정보를 나타내거나 일정한 간격의 거리의 정보를 나타냈다.

점차 공간에 익숙해지고 학습된 후에는 사물의 위치 정보와 거리 정보를 나타내는 세포들은 소멸되고 특정 장소를 나타내는 장소세포들이 점차 늘어났다.

▲ 트레드밀 학습을 위한 컴퓨터 모델

KIST 연구팀은 이러한 학습에 따른 점진적 세포 활동의 변화를 신경망 모델 중 하나인 경쟁학습 모델을 통해 재현하였고, 이끼세포 또한 과립세포와 상호작용을 통해 장소 기억에 관여함을 밝혔다.

이끼세포 자신은 공간 학습에 따른 큰 변화는 없었지만, 이끼세포의 활동이 과립세포가 사물 위치 정보에서 공간의 위치기억으로 변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세바스쳔 로열 박사는 “해마의 역할을 이해하는 데 크게 공헌함으로써 인공지능 기반의 신경공학에 기여할 뿐 아니라 기억 상실, 알츠하이머, 인지장애와 같은 해마의 손상과 관련된 뇌질환을 이해하고 치료·예방하는 데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 하에 KIST 주요사업으로 수행되었으며, 연구 결과는 ‘Nature Communications’ 최신호에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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