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RA, ‘무역사기 발생현황·대응방안’ 보고서 발간

▲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KOTRA 해외무역관에 접수·보고된 무역사기 사례는 모두 166건으로, 전년 동기에 발생한 82건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계신문] KOTRA가 경찰청과 공동으로 발간한 ‘2019/20 무역사기 발생현황 및 대응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KOTRA 해외무역관에 접수·보고된 무역사기 사례는 모두 166건으로, 전년 동기에 발생한 82건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 해외무역관에 접수된 무역사기 미수건 발생 비중

이 중 35%인 59건은 KOTRA의 현지조사 활동으로 미수에 그쳤다. KOTRA는 서류를 위조한 바이어가 실재하는지 확인하는 노력을 통해 피해를 예방했다.

유형별로는 서류위조(27.7%), 결제사기(22.3%) 순으로 많이 나타났다. 이메일사기는 지난해 19.5%에서 올해 13.3%로 비중이 소폭 감소했다. 그동안 이메일사기 피해가 빈번히 발생하면서 우리 기업이 각별히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 유형별 무역사기 미수 발생 건수 및 비중 (2019.9~2020.8)

서류위조는 지난해 11%에서 27.7%로 비중이 증가했지만 KOTRA의 현지 지원으로 열의 여덟은 미수에 그쳤다. 주로 사업자등록증, 송금증, 인보이스 등 서류를 꾸미거나 기업 담당자를 사칭하는 식으로 운송비·물품 갈취를 시도했다.

웹사이트에 나온 기업정보를 활용해 정교하게 서류를 위조하는 경우도 있었다. 우리 기업은 면밀한 문서 검토, 연락처·주소지 점검 등 노력으로 실재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 무역사기 7가지 대표 유형

대표적인 무역사기 사례로, 국내기업 I사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의 교포기업인 B사와 10년 이상 거래를 진행해왔다. 2019년 거래 중 B사는 거래대금 중 일부에 대해 지불 유예를 요청하였다. 장기간의 거래를 통해 신뢰가 쌓인 I사는 B사의 요청을 받아주고, 추가 발주 시 통합 결제하는 것으로 협의하였다.

그러나 2020년 1분기까지 추가 발주가 없었으며 4월부터는 B사가 I사의 모든 연락에 답변을 하지않고 잠적하였다. B사는 블라디보스톡 시내에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었기에 I사는 블라디보스톡 무역관에 B사의 영업 여부 확인을 요청하였다. 최종적으로 B사와 연락은 닿았으나 사업 환경 악화로 법인이 청산된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현재까지 미지급 대금은 결제되지 않고 있다.

국내기업 P사는 중국기업 Y사로부터 제품에 관심이 있다는 메일을 수신하고 가격 정보를 전달하였다. 얼마 후 Y사는 물건도 확인하지 않고 4억 원 상당의 오더와 함께 계약체결을 요청해왔다. 계약 조건이 대금 선납 100%로 국내기업에게 매우 유리하게 작성되어 있음을 확인한 P사는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서에 명시되어 있는 공증비용 1,300달러를 송금하였다.

이후 Y사는 외환거래가 처음이라 은행에 수입 예치금을 넣어야 한다며 1,500달러의 금액을 추가로 요청하였다. P사는 예치금과 함께 제품 검사수수료 등을 추가 송금하였으나, Y사는 여러 가지 이유를 대며 추가 비용을 요청하였다. 이에 이상함을 느낀 P사는 Y사와의 거래를 중단하였다.

국내기업 S사는 인도 바이어 T사와 물품 수출 계약 체결을 완료하였다. 계약 체결 이후 T사는 제품 확인 등을 위해 S사에 공장을 방문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시하였고, 이에 양사는 협의를 통해 3명의 T사 직원이 S사를 방문하기로 하였다.

계약 체결이 완료되었던 상태로 S사는 별다른 의심 없이 T사에 초청장을 보냈고, T사의 담당자 3명은 S사의 초청장을 기반으로 비자를 발급받아 한국에 입국하였다. T사 담당자들은 S사에서 주최한 행사에 참석은 하였으나, 행사를 모두 마치고 출국하는 마지막 날이 되자 연락이 끊겼다. 항공 일정 또한 예약되어 있었으나 취소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국내기업 A사는 바그다드 소재 H사로부터 구매의향서를 받고 지속적으로 교신해왔다. 거래조건이 주문 시 50%, 출하 전 50%(TT) 결제완료로 손해볼 것이 없다는 생각에 계약을 체결하려 하였으나, 주문량(약 100만 달러)이 부담이 되어 최종 계약체결 전 바그다드 무역관에 바이어 정보 확인을 요청하였다.

무역관에서 구매의향서의 주소지를 방문해본 결과, 해당 건물이나 회사는 존재하지 않았으며 상공회의소에도 정식으로 등록된 기업이 아니었다. 또한 해당기업의 대표가 2년 전에도 우리 기업을 상대로 무역사기를 시도했던 기업의 대표와 동일인임을 확인하였다. 무역관에서는 관련 내용을 A사와 공유하였으며, A사는 거래를 즉각 중단해 피해를 예방할 수 있었다.

국내기업 E사는 태국기업 B사로부터 니트릴장갑 7,000박스를 주문하고 대금을 완납하였다. 그러나 태국기업 B사는 납기 일정을 무시하고 선적을 진행하였다. 또한 협의 없이 수량 부족을 이유로 2,000박스만 먼저 선적하고 E사에 동 사실을 통보하였다.

E사가 도착한 물품을 확인한 결과, 선적물량 2,000박스 중 340박스에서 하자가 발견되었다. E사는 남은 5,000박스 및 하자제품(340박스)에 대한 환불을 요청하였고, B사로부터 환불을 진행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그러나 B사는 예정된 일정에 환불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고, 이후 E사의 이메일, 전화 등에 대한 답변 없이 연락이 두절되었다.

국내기업 A사는 과테말라 바이어 B사와 오랜 기간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다. 그러던 중 B사는 코로나19로 한국은행 시스템에 기술적인 문제가 있어 미국 은행으로 대금을 송금해달라는 A사의 메일을 수신하였다. 제3세계 은행이 아닌 미국 은행으로의 송금 요청으로 B사는 의심 없이 대금을 송금하였다.

대금이 입금되지 않은 것을 확인한 A사가 B사에 확인을 요청하면서 무역사기가 발생했음을 뒤늦게 인지하게 되었다. B사가 받은 이메일은 A사 담당자의 이메일 주소와 동일했고, A사 담당자의 메일계정에서는 관련 메일의 수·발신 기록(계좌변경 요청 발신, 송금증 수신)이 모두 삭제된 상황이었다.

B사는 은행에 지급정지를 요청했으나 자금은 이미 인출된 상황이었다. 이에 양사는 그간의 비즈니스 관계 및 미국에서 금융 관련 소송을 제기하는 것에 대한 부담 등을 고려해 손실금액을 공동 부담하는 것으로 마무리하였다.

한편, KOTRA는 우리 기업의 무역사기를 막기 위해 해외 현지기업 존재여부와 대표 연락처를 파악해주는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 중이다. 작년에는 경기북부지방경찰청과 무역사기 자료집을 발간하고 함께 예방교육에 나섰다. 올해는 경찰청과 업무협약을 맺고 무역사기 예방교육을 총 10회 일정으로 공동 진행하고 있다.

류재원 KOTRA 무역기반본부장은 “일단 무역사기가 발생하면 자금 회수를 비롯한 문제 해결이 어려워지므로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며 “KOTRA의 해외 수입업체 연락처 확인 서비스 등 사전에 가용한 수단을 적극 동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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