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신문] 소자의 대면적화와 유연화 등이 요구됨에 따라 유기발광다이오드, 유기 트랜지스터, 유기태양전지 등을 비롯한 유기물을 기반으로 하는 차세대 전자소자들이 많은 관심을 받았다.

현재 유기 전자소자들은 엄청난 성능발전을 이루었지만 상용화에 필수적인 장기 안정성에 관한 연구는 미비한 실정이다. 특히, 전자소자 구동 중 발생하는 발열 문제는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한다.

하지만 유기물 소재는 낮은 열전도도를 가지는 물리적 한계 때문에 소자 내부의 열을 효과적으로 방출할 수 없고 축적된 열로 인해 소재가 쉽게 변형된다. 결국 성능저하가 발생하며 소자의 수명이 단축된다.

따라서 유기 전자소자의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해 낮은 구동 안정성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필요가 있으며, 소자 내부의 열을 효과적으로 방출하는 시스템을 통해 이를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 전자소자 성능 저하의 주범인 열을 잡아 소자의 수명을 늘려줄 냉각시스템이 소개됐다. 포스텍 화학공학과 박태호 교수 연구팀이 소자 내부의 열을 효과적으로 방출할 수 있는 산화알루미늄·전도성 고분자 복합소재를 이용한 냉각시스템을 개발했다.

▲ 유기 전자소자 내 방열 효과의 중요성 및 신규 냉각 시스템의 모식도. 유기 전자소자를 구동할 때 시간이 흐른 후 소자를 구성하는 소재들의 온도가 상승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온도 상승은 습도 및 빛보다 더 치명적으로 소재를 변형시키며, 소자의 성능저하를 일으킨다. 새롭게 개발된 복합소재는 전하이동 특성을 유지하면서 효과적으로 열 방출 경로를 형성할 수 있다.

무기물 소재와 달리 유연하고 가공성이 뛰어난 유기물 소재를 이용한 유기 전자소자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유기물 소재는 열전도도가 낮아 소자 구동과정 중 내부에서 발생하는 열이 방출되지 않고 축적된다는 것이 문제였다.

연구팀은 열을 잘 전도할 수 있는 산화알루미늄 나노입자로 열이 빠져나갈 수 있는 구조체를 만들고, 전도성 고분자를 침투시켜 산화알루미늄의 절연성이 전하이동을 방해하지 않도록 설계했다. 열 방출경로를 확보하는 한편, 소자의 작동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한 것이다.

실제 이렇게 만들어진 방열 복합소재를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에 적용시 고온·고습 환경에서 소자의 성능이 3배 이상 향상되었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페로브스카이트(ABX3) 소재를 광활성층으로 사용하는 태양전지. 우수한 광전기적 특성으로 인해 차세대 태양전지로 주목받고 있다.

▲ 신규 복합소재를 적용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성능변화 곡선.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복합소재를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에 적용하였을 때, 고온 및 고습 조건에서 31일 후에도 초기성능의 90% 이상을 유지하였으며 기존 소재 대비 소자의 수명을 3배 이상 증가시켰다. 특히, 페로브스카이트 층의 분해(노란색의 PbI2로 분해)가 기존 소재 대비 현저하게 지연됨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유기 전자소자의 안정성 연구에 대한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는 데에 학술적 의의가 높으며, 향후 추가적인 연구개발(신규 방열 봉지막)을 통해 기술의 경제성을 높이는데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태호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는 복합소재를 태양전지에 적용하였지만, 해당 재료는 발광 소자, 트랜지스터 등 다양한 유기 전자소자에도 응용할 수 있어, 이를 바탕으로 다른 분야의 발전도 기대해 볼 수 있다”면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이외 유기발광다이오드나 유기트랜지스터 같은 차세대 전자소자에도 접목할 수 있도록 후속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사업 및 글로벌프론티어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 성과는 에너지 분야 국제학술지 ‘에너지 앤 인바이런멘탈 사이언스(Energy & Environmental Science)’에 10월 27일 게재되었다.

기계신문, 기계산업 뉴스채널